
2025년 6월4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하원 의사당 부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가면을 쓴 한 참가자의 목에 ‘내 유일한 죄: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AFP 연합뉴스
소형 선박 ‘마들린호’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타니아 항구에서 출항한 것은 2025년 6월1일이다. 목적지는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다. 약 2천㎞에 이르는 바닷길을 건너기 위해선 7일이 필요하다. 물론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게 전제다.
마들린호는 가자지구 첫 여성 어민 마들린 콜랍의 이름에서 따왔다. 4남매 중 맏이로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도와 물고기를 잡았던 콜랍은 아버지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다친 뒤 본격적으로 바닷일을 시작했단다. 마들린호는 봉쇄된 가자지구를 지원하기 위한 다국적 연대체 자유함대연합(FFC)이 파견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는 벌써 100일에 다가선다.
굶주린 가자의 주민들과 나눌 구호품을 실은 마들린호의 위치는 연대단체들이 실시간으로 추적 중이다. 선박에는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 12명이 타고 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6월5일 “이스라엘 군당국은 마들린호가 ‘금지 수역’에 들어서면 나포해야 할 수도 있어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함대연합 쪽은 5월에도 가자지구 지원을 위한 선박을 파견했다. 5월2일 현지시각 0시23분께 몰타 인근 국제수역을 항해하던 선박을 무인기 2대가 공격했다. 당시 자유함대연합 쪽은 “무장한 무인기가 비무장 민간인이 탄 선박을 두 차례 공격해 불이 났고, 선체 파손도 심각했다”고 밝혔다. 선박과 탑승 인원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무인기 공격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6월9일 새벽 마들린호와 외부의 교신이 끊겼다. 이스라엘군은 쾌속정을 동원해 가자지구에서 약 160km 떨어진 해상에서 마들린호를 나포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마들린호의 항해를 '도발'로 규정했다. 선박과 승선인원은 이스라엘 항구도시 아슈도드로 압송됐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607일째를 맞은 2025년 6월4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4607명이 숨지고 12만534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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