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27일 제21대 대선 후보 3차 TV토론회를 앞두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성폭력 발언을 그대로 중계한 방송사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위)가 “문제없다”고 의결했다. 이준석 후보나 토론회를 주관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문제일 뿐 방송사 문제는 아니라는 취지인데, 소극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6월4일 선방심위는 제5차 정기회의를 열고, 5월27일 제21대 대선 3차 티브이(TV)토론회 진행사였던 문화방송(MBC)을 포함해 방송사 12곳을 심의 대상에 올려 재석 위원 9명 중 8명 찬성, 1명 기권으로 이렇게 의결했다.
앞서 5월28일 정미정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 이 후보의 ‘여성 성폭력 재현’ 발언 방송에 대한 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위원들의 반대로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선방심위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였다. 이후 이 후보 발언이 방송 전파를 탄 것과 관련해 지상파 대상 866건, 종편 대상 13건 등의 민원(6월4일 기준)이 선방심위에 쇄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등 떠밀리듯’ 이날 정기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됐다.
위원들은 대체로 이 후보 발언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의 방송사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균태 위원장(방송심의위 추천)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진행자의 역할은 규칙과 절차를 갖고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는 어렵더라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에 유감을 표명하자”(정미정 위원)는 제안도 나왔지만 이마저도 위원들 의견이 갈렸고, ‘후보자가 발언을 신중히 하도록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기계적 공정함에 얽매여 혐오표현조차 못 막는 선거 관련 법·제도 전반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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